유치원에서 있었던 일을 말하지 않는 5세, 이렇게 물어봤어요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면 하루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것저것 이야기해줄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막상 다녀오면 “오늘 뭐 했어?”라는 질문에 “몰라” 한마디로 끝나는 날이 많더라고요.
저는 아이가 유치원에서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한데, 아이는 피곤하고 별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것 같고요. 특히 유치원 생활에 대해 신경 쓰이는 일이 있을 때는 더 많이 물어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런데 계속 질문한다고 아이가 더 많은 이야기를 해주는 것도 아니었어요. 그래서 몇 가지 방법을 바꿔봤습니다.
“오늘 유치원에서 뭐 했어?”라고 물으면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면 하루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것저것 이야기해줄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막상 물어보면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오늘 유치원에서 뭐 했어?”
“몰라.”
“재밌었어?”
“응.”
끝.
처음에는 제가 궁금한 게 너무 많아서 계속 물어봤어요. 누구랑 놀았는지, 뭐 먹었는지, 무슨 활동을 했는지 하나하나 알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질문을 많이 한다고 아이가 더 많이 이야기하는 건 아니더라고요.
특히 하원 직후에는 아이도 피곤해서인지 대화를 길게 이어가려고 하지 않는 날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을 바로 다 말해주기를 기대하지 않기로 했어요.
아이가 대답하기 쉬운 질문으로 바꿔봤어요
“오늘 뭐 했어?”라는 질문은 어른에게는 쉬운데 아이에게는 생각보다 막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떠올려서 설명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물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친구랑 뭐 하고 놀았어?”
“오늘 간식 뭐 먹었어?”
“오늘 선생님이랑 뭐 했어?”
이런 식으로 범위를 좁혀서 물어보는 거예요.
또 꼭 질문으로 시작하지 않고 제가 먼저 제 이야기를 하기도 했어요.
“엄마는 오늘 아침에 커피 마셨는데 너무 뜨거워서 깜짝 놀랐어.”
이렇게 제 이야기를 먼저 하고 있으면 아이가 자기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꺼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물론 이것도 매번 성공하는 건 아니에요.
아이가 피곤한 날에는 그냥 집에 가고 싶어 하고, 질문을 계속하면 귀찮아하는 게 느껴질 때도 있어요.
그럴 때는 그냥 놔둡니다.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꼭 문제가 있는 건 아니더라고요
예전에는 아이가 유치원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으면 괜히 걱정하기도 했어요.
혹시 유치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데 말을 안 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요.
그런데 아이가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을 말하지 않는 것과 유치원 생활을 힘들어하는 것은 꼭 같은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평소 아이의 행동이나 표정을 같이 보고, 선생님에게 들은 이야기도 참고하면서 판단하려고 해요.
특히 아이가 어떤 날은 갑자기 “유치원 가기 싫어”라고 하기도 하고, 등원할 때 울기도 했기 때문에 유치원 생활이 어떤지는 저도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그럴수록 집에 돌아와서 아이에게 계속 캐묻기보다는 아이가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꼭 하원하자마자 말하지 않아도 됩니다.
목욕하면서 갑자기 이야기를 꺼내기도 하고, 자기 전에 생각난 듯 말하기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아이가 말을 안 한다고 해서 억지로 이야기를 끌어내려고 하지 않습니다.
궁금한 건 많지만, 아이에게도 하루를 정리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오늘 뭐 했어?”라는 질문에 “몰라”라고 대답한다고 해서 거기서 대화를 끝내는 것도 괜찮고요.
언젠가 갑자기 혼자 와서 이야기해주는 순간도 있으니까요.
저는 요즘 아이에게 하루를 보고하게 하기보다는, 이야기하고 싶을 때 언제든 말할 수 있는 엄마가 되어주는 것에 더 신경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