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다가 그만하기 어려워하는 아이, 미리 예고했더니 달라졌어요

 아이와 놀다보면 생각보다 자주 부딪히게 되는 순간이 있어요.

바로 하던 걸 그만하고 다음 행동으로 넘어가야 할 때인데요.

재미있게 놀고 있는데 이제 집에 가야 한다거나,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씻어야 한다거나, 영상을 보고 있는데 이제 그만하고 밥을 먹어야 하는 순간들이요.

엄마 입장에서는 그냥 “이제 가자” 한마디면 될 것 같은데 아이에게는 그게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 같더라구요.

저희 아이도 자기가 하고 있는 것에 집중하고 있을 때 갑자기 다른 행동을 하라고 하면 바로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많았어요.

처음에는 분명히 말을 들었는데 왜 안 하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런데 아이의 행동을 보다보니 말을 못 들은 게 아니라, 알고 있어도 지금 하고 있는 걸 멈추는 게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요즘은 무언가를 갑자기 끝내기보다 미리 알려주려고 하고 있어요.

1. 아이에게는 ‘그만하고 다음 걸 하는 것’도 하나의 과정이였어요

어른은 놀다가 시간이 되면 일어나고, 하던 일을 멈추고 다른 일을 시작하는 걸 자연스럽게 해요.

물론 어른도 재미있는 걸 하다가 끊으면 싫긴 하지만 그래도 시간이 됐다는 걸 알고 움직일 수 있죠.

그런데 아이에게는 하던 행동을 멈추고 다음 행동으로 주의를 옮기는 것 자체가 아직 연습이 필요한 과정이라고 해요.

이걸 보통 ‘전환’이라고 하는데요.

생각해보니 아이의 하루에는 이런 전환이 정말 많았어요.

아침에 놀다가 옷을 입어야 하고, 집에서 나가야 하고, 밖에서 놀다가 집으로 돌아와야 하고, 장난감을 정리해야 하고, 씻어야 하고, 자러 가야 해요.

엄마에게는 하루 일과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재미있게 하고 있던 행동을 계속해서 멈춰야 하는 셈이에요.

특히 아이가 무언가에 푹 빠져있을 때 갑자기 “이제 그만!“이라고 하면 더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는 바로 행동을 바꾸게 하기보다 다음에 무엇을 할지 먼저 알려주기 시작했어요.

2. 놀기 전에 끝나는 순간을 미리 알려줬어요

제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건 미리 예고하는 방법이에요.

예를 들어 놀이터에서 잘 놀고 있는 아이에게 갑자기

“이제 집에 가자.”

라고 하기보다 조금 전부터

“10분 더 놀고 집에 갈거야.”

라고 알려주는 식이에요.

시간이 조금 지나면 다시 한번

“이제 5분 남았어.”

하고 이야기해주기도 하구요.

꼭 시간을 사용할 필요는 없었어요.

아직 아이에게 5분, 10분이라는 시간이 정확하게 와닿지 않을 때는 오히려 행동을 기준으로 알려주는 게 편할 때도 있었어요.

“미끄럼틀 두 번 더 타고 가자.”

“이거 하나만 더 하고 정리하자.”

“이 책까지만 읽고 씻으러 가자.”

이런 식으로요.

저는 이 방법의 좋은 점이 아이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아무것도 모르고 놀다가 갑자기 놀이가 끝나는 것과, ‘이걸 하고 나면 이제 끝나는구나’라고 알고 노는 건 아무래도 다를테니까요.

그래서 가능하면 놀기 시작할 때부터 끝을 이야기하기도 해요.

“여기서 놀다가 밥 먹을 시간 되면 집에 갈거야.”

처럼요.

아이에게 일정을 전부 설명해주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재미있는 활동이 언제쯤 끝나는지는 알 수 있게 해주려고 해요.

3. 미리 말한다고 항상 순순히 움직이는 건 아니였어요

물론 이렇게 한다고 아이가 매번

“네 엄마, 5분이 지났으니 이제 집에 가겠습니다.”

하는 건 아닙니다.ㅋㅋ

미리 이야기해도 더 놀고 싶다고 할 때가 있고, 마지막 한 번을 약속해놓고 또 하고 싶다고 할 때도 있어요.

그래서 저는 예고를 아이를 바로 움직이게 만드는 방법이라기보다, 아이에게 준비할 시간을 주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가끔은 아이에게 마지막을 직접 정하게 해주기도 해요.

“이제 가야 하는데 마지막으로 뭐 하고 갈래?”

하고 물어보면 아이가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나 고르고 끝낼 수 있어요.

선택지를 줄 때도 끝내느냐 마느냐를 선택하게 하기보다는 끝내는 과정 안에서 선택하게 하려고 해요.

집에 가야 하는 상황에서 “집에 갈래, 더 놀래?“라고 물으면 당연히 더 논다고 할테니까요.

“미끄럼틀 한 번 타고 갈래, 그네 한 번 타고 갈래?”

처럼 결국 집에 가는 건 똑같지만 마지막 행동을 고르게 하는 식이에요.

타이머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였어요.

엄마가 갑자기 끝내는 느낌보다 타이머가 울리면 약속한 시간이 끝났다는 걸 눈이나 귀로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아이를 키우면서 저는 말을 잘 듣게 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했던 적이 많았어요.

그런데 전환이 어려운 모습을 보면서는 조금 생각이 달라졌어요.

아이가 바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해서 무조건 엄마 말을 무시하는 건 아닐 수도 있겠더라구요.

자기가 재미있게 하고 있던 행동을 멈추고 다른 행동으로 넘어가는 것도 아이에게는 연습이 필요한 일이니까요.

그래서 요즘은 갑자기 “그만해”, “이제 가자”라고 말하기보다 조금 전부터 다음 행동을 알려주려고 해요.

10분 뒤에 끝난다고 말해주기도 하고, 마지막 한 번을 정하기도 하고, 아이가 직접 마지막 활동을 고르게 해주기도 하구요.

물론 그래도 싫다고 하는 날은 있어요.

그래도 아이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준비할 수 있게 해주는 것.

저희 아이에게는 갑자기 행동을 끊게 하는 것보다 이 방법이 조금 더 잘 맞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