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설명할 때 말을 줄여보니 달라진 것

 아이를 키우다 보면 아이에게 무언가를 설명해야 하는 일이 정말 많아요.

왜 하면 안 되는지 알려줘야 할 때도 있고, 지금 뭘 해야 하는지 알려줘야 할 때도 있고요. 저는 아이가 어릴수록 부모가 하나하나 자세하게 설명해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아이에게 무언가를 이야기할 때면 최대한 자세하게 설명하는 편이었어요. 왜 그런지, 어떤 일이 생길 수 있는지, 전에 비슷한 일이 있었는지까지 하나하나 이야기했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제가 이렇게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데 아이는 제대로 듣고 있는 게 맞나 싶더라고요. 설명이 길어질수록 아이는 다른 곳을 보고 있고, 저는 점점 더 많은 말을 하고 있고요.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반대로 아이에게 설명해야 할수록 말을 조금 줄여보기로 했어요.


설명을 길게 한다고 아이가 더 잘 알아듣는 건 아니었다


예전에는 아이에게 무언가를 하지 말라고 할 때 그 이유까지 한꺼번에 설명하려고 했어요.

“그렇게 하면 안 돼. 왜냐하면 이건 위험할 수도 있고, 전에 이런 일이 있었잖아. 그러니까 엄마가 하지 말라고 하는 거야.”

이런 식이었죠.

그런데 생각해보니 아이가 지금 당장 필요한 건 그렇게 긴 설명이 아닐 수도 있겠더라고요.

특히 아이가 이미 다른 놀이에 집중하고 있을 때는 더 그랬어요. 저는 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데, 아이 입장에서는 지금 하고 있는 놀이를 멈추고 엄마 말을 들어야 하는 상황이잖아요.

거기에 긴 설명까지 붙이면 제가 말하는 동안 아이의 관심은 이미 다른 곳으로 가버리기도 했어요.

그래서 일단 지금 필요한 말부터 짧게 해보기 시작했어요.

위험한 행동을 하고 있다면

“그건 위험해서 안 돼.”

정도로 먼저 말하는 거예요.

아이가 “왜?”라고 물어보면 그때 이유를 설명하고요.

말을 줄였다고 해서 아이가 덜 알아듣는 게 아니었어요. 오히려 제가 전달하려는 내용이 더 분명하게 전달되는 느낌이었어요.


해야 할 행동은 한 문장으로 먼저 말하기


정리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비슷했어요.

예전에는

“이제 밥 먹어야 하니까 장난감 정리하고 손 씻고 와야 해. 엄마가 아까부터 정리하라고 했지? 이제 밥 먹을 시간이니까…”

이렇게 이것저것 붙여서 이야기했다면 요즘은 그냥

“장난감 정리하고 밥 먹자.”

라고 먼저 말해요.

그다음 아이가 하지 않으면 다시 필요한 만큼 이야기하고요.

물론 말을 짧게 한다고 아이가 갑자기 말을 잘 듣는 건 아니에요.ㅋㅋ

하기 싫은 건 짧게 말해도 안 합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저도 ‘말을 줄이면 아이가 바로 행동하려나?’ 했는데 그건 아니더라고요.

대신 달라진 건 제가 같은 말을 길게 반복하면서 서로 지치는 일이 줄었다는 것이에요.

아이에게 무언가를 시켜야 할 때 설명을 길게 붙이다 보면 저도 점점 답답해지고, 아이는 아이대로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놓치게 되니까 결국 같은 말을 또 하게 되거든요.

그런데 일단 해야 할 행동만 짧게 말해보니 적어도 제가 전달하려는 내용이 중간에 묻히지는 않았어요.


아이가 “왜?”라고 물어볼 때는 그때 설명하기


그렇다고 아이에게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아이가 “왜?”라고 물어보면 그때는 설명해주려고 해요.

예전에는 제가 생각하는 이유를 아이가 물어보기도 전에 전부 설명해주려고 했다면, 지금은 아이가 궁금해하는 만큼 설명하는 편이에요.

“왜 안 돼?”

라고 물어보면 그때 이유를 이야기해주고, 또 궁금한 게 있으면 거기에 맞춰서 이야기하고요.

그러다 보니 아이와 대화하는 방식도 조금 달라졌어요.

무언가를 알려줘야 할 때 처음부터 완벽하게 설명하려고 하기보다 일단 한 문장으로 이야기하고 아이의 반응을 보는 거예요.

알아들었으면 거기서 끝이고, 궁금해하면 더 설명하고요.

저는 이게 아이에게 설명을 적게 해주는 것과는 다르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 설명을 나눠서 해주는 것에 가까운 것 같아요.

아이에게 필요한 설명의 양을 제가 미리 정해놓는 게 아니라, 아이의 반응을 보면서 그만큼만 더해주는 거죠.

육아를 하면서 저는 아이에게 말을 많이 해주는 게 좋은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꼭 그런 건 아니더라고요.

아이에게 필요한 건 항상 긴 설명이 아니라 지금 자기에게 필요한 만큼의 설명일 수도 있다는 걸 조금씩 알게 됐어요.

저도 아직 매번 잘 되는 건 아니에요. 가끔은 또 신나서 한참 설명하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하기도 합니다.ㅋㅋ

그래도 예전처럼 아이가 알아듣게 하려고 말을 계속 덧붙이기보다는, 일단 짧게 말해보려고 해요.

“안 돼”에서 끝내라는 게 아니라, 먼저 아이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만큼 말하고 그다음 필요한 설명을 더해주는 것.

저에게는 생각보다 꽤 효과가 있었던 작은 육아 방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