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노는 걸 좋아하는 아이, 친구관계가 걱정됐어요

 아이가 어릴 때부터 혼자 노는 걸 꽤 좋아했어요.

다른 아이들이 모여서 같이 놀고 있어도 꼭 거기에 끼려고 하지 않았고, 혼자 다른 걸 하면서 노는 경우도 많았어요.

처음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는데 아이가 점점 크면서는 조금 걱정되기 시작했어요.

다른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어울려 노는 것 같은데 왜 우리 아이는 굳이 혼자 놀지? 친구들과 노는 방법을 잘 모르는 건가? 사회성이 부족한 건 아닐까?

특히 여러 아이들이 같이 노는 상황에서 아이가 혼자 떨어져 노는 모습을 보면 엄마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신경이 쓰이더라구요.

그런데 아이를 계속 지켜보고 유아기 친구관계에 대해서도 찾아보면서 알게 된 건, 아이가 혼자 논다는 사실 하나만 가지고 친구관계나 사회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였어요.

1. 혼자 노는 아이를 보면서 사회성이 걱정됐어요

저희 아이는 혼자 노는 걸 좋아하는 편이였어요.

주변에 같이 놀 수 있는 아이들이 없는 것도 아닌데 다른 아이들이 놀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그 놀이에 참여하려고 하지는 않았어요.

본인이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그냥 따로 노는 모습도 자주 보였구요.

저는 처음에는 아이들이 크면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시간이 늘어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다른 아이들이 같이 노는데 우리 아이만 혼자 있는 모습을 보면 괜히 걱정이 됐어요.

‘친구들이랑 같이 놀아봐.’

하고 제가 먼저 권하기도 했구요.

그런데 유아기의 혼자놀이에 대해 찾아보니 조금 다르게 볼 필요가 있더라구요.

연구에서는 아이가 또래와 함께 있을 때 혼자 있는 행동을 모두 같은 이유로 설명하지 않아요.

친구와 놀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수줍거나 불안해서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아이도 있고, 다른 아이들과 노는 것보다 혼자 하는 활동을 더 선호하는 아이도 있다고 해요.

겉으로 보면 둘 다 ‘혼자 노는 아이’지만 그 이유는 전혀 다를 수 있는거죠.

그걸 알고나니 저도 아이가 혼자 있다는 모습 자체보다 왜 혼자 놀고 있는지를 보는 게 더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2. 혼자 노는 것과 친구와 못 노는 건 조금 달랐어요

아이를 계속 보다보니 저희 아이가 친구 자체에 관심이 없는 건 아니였어요.

오히려 좋아하는 친구가 생기면 꽤 오래 좋아하는 편이였고, 여러 친구들 중에서도 본인이 편하게 느끼는 친구가 따로 있더라구요.

특히 저희 아이는 자기를 잘 받아주고 편하게 놀 수 있는 친구를 좋아하는 것 같았어요.

그걸 보면서 ’아, 이 아이는 친구가 필요 없는 게 아니라 아무하고나 같이 노는 걸 좋아하는 타입은 아닐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생각해보면 어른도 비슷한 것 같아요.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한다고 해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지 못하는 건 아니고, 사람이 많은 자리를 좋아하지 않아도 친한 사람은 있을 수 있으니까요.

물론 아이의 혼자놀이와 어른의 성향을 똑같이 볼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혼자 논다 = 사회성이 부족하다’라고 바로 연결할 필요는 없겠더라구요.

오히려 저는 아이가 친구에게 관심을 보이는지, 좋아하는 친구가 있는지, 친구와 같이 놀 때 서로 주고받는 모습이 있는지를 같이 보려고 했어요.

혼자 놀다가도 자기가 좋아하는 친구와는 같이 놀고, 친구 이야기도 하고,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면 혼자 노는 시간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걱정할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3. 그래서 요즘은 ‘혼자 노느냐’보다 이것을 보려고 해요

그렇다고 혼자 노는 아이는 무조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뜻은 아니였어요.

관련 자료를 찾아보면 또래와 함께 있고 싶은데 불안하거나 수줍어서 계속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지속적인 사회적 위축은 또래관계의 어려움이나 정서적인 어려움과 관련되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그래서 단순히 혼자 노는 시간만 세기보다는 아이의 전체적인 모습을 같이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친구와 놀고 싶어하는데 계속 어떻게 끼어야 할지 몰라 주변만 맴도는지, 친구가 다가와도 계속 피하는지, 또래관계 때문에 아이 본인이 속상해하거나 힘들어하는지 같은 것들이요.

반대로 혼자서 자기 놀이를 잘 하다가도 마음에 맞는 친구가 있으면 같이 놀고, 친구가 다가왔을 때 상호작용할 수 있고, 본인도 현재의 관계에서 별다른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면 저는 조금 더 지켜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희 아이를 보면서 저도 친구관계를 보는 기준이 조금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여러 아이들 사이에서 잘 어울려 노는 아이를 보면 막연하게 사회성이 좋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보니 혼자 노는 우리 아이를 보면 자연스럽게 걱정이 됐구요.

그런데 지금은 아이가 얼마나 많은 친구와 노느냐보다 필요할 때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를 더 보려고 해요.

혼자 노는 것을 좋아하는 것도 아이의 모습 중 하나일 수 있고, 동시에 마음에 맞는 친구와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도 아이가 배워가는 과정이니까요.

그래서 다른 아이들이 같이 노는데 우리 아이만 혼자 있다고 해서 예전처럼 바로 친구들 사이로 보내려고 하지는 않아요.

아이가 혼자 있고 싶은 건지, 같이 놀고 싶은데 어려워하고 있는 건지 조금 더 지켜보려고 해요.

같은 ‘혼자놀이’라도 그 이유는 아이마다 다를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뒤로는 그 차이를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