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아이 외출 가방에 넣어 다니는 것들
아이랑 외출할 때 저는 가방에 놀이거리를 몇 가지 챙겨 다니고 있어요. 아이에게 영상을 보여주지 않고 밥을 먹이고 주변을 즐기는 습관을 들이고 싶어서 폰이나 태블릿 보다는 아이가 다른 놀이를 할 수 있게 유도해주고 있습니다. 특히 식당에서 음식이 나오기까지 기다려야 할 때나, 병원에서 대기할 때, 혹은 아이가 카페에서 오래 앉아서 놀게 되면 지루해 할 때 필요한 경우가 종종 있으니까요.
이것저것 많이 챙겨보고 실패도 해봤는데 몇 번 가지고 다녀보니 실제로 저희 아이가 잘 가지고 노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지금은 그중에서도 작고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고, 하나만 챙겨나가면 될 수 있도록 정리해서 챙기고 들고 나가고 있어요.
처음부터 이런 것들을 챙긴 건 아니었어요
저희 아이는 원래 장난감을 꼭 정해진 용도로 가지고 노는 아이가 아니였어요. 예를 들어 자석 낚시놀이를 가지고 와서는 기차처럼 끌고 다니기도 하고, 자석이 붙는 곳을 찾아서 붙였다 떼었다 하기도 하고요. 끈 하나를 가지고도 뭔가를 잡아당기거나 돌리는 식으로 자기 나름의 놀이를 만들어서 놀 때가 많아요.
그래서 외출할 때도 완성된 장난감 하나를 챙겨주는 것보다 아이가 그때그때 자기 방식대로 가지고 놀 수 있는 재료를 챙겨주는 게 더 잘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하나씩 챙겨보다가 지금 남은 게 미니 자석 블럭, 색종이, 가위, 스티커, 마스킹 테이프, 마카펜, 빈 종이입니다.
의외로 단순한 물건을 제일 잘 써요
미니 자석 블럭은 크기가 작아서 외출할 때 가져가기 좋아요. 앉아 있을 수 있는 곳에서는 이것저것 붙여보면서 놀기도 하고, 그냥 자석끼리 붙였다 떼기도 합니다. 또 색이 있는 투명한 자석을 샀더니 겹쳐보며 빨간색과 파란색을 겹쳐서 보라색을 만들어보기도하는 등 탐구하더라구요.
또 색종이와 가위도 같이 챙겨두면 꽤 오래 가지고 놀아요. 뭘 만들어야 한다고 정해놓는 건 아닌데 그냥 혼자 접어서 자르기도 하고, 혼자 그냥 맘대로 아무렇게나 자르기도하고, 그림을 그린 뒤 모양대로 자르기도 하더라구요. 또 필요하면 스티커도 붙이며 놀아요. 가장 좋아하는 건 보석모양의 스티커입니다.
마카펜이랑 빈 종이는 아이가 의외로 제일 좋아하는 조합이에요.
특별한 활동지를 준비하지 않아도 종이만 있으면 그림을 그릴 수도 있고, 글자를 써볼 수도 있고, 방금 가지고 놀던 걸 그려볼 수도 있습니다. 갑자기 숫자를 쓰기도 하고 이름을 쓰기도 해서 생각보다 아이의 학습에 도움을 주더라구요. 그리고 쓰는 것을 힘들어하는데 마카펜으로 하면 쓰기도 쉽고 지워지기도 쉬워서 그런지 아이가 참 즐거워 하더라구요.
저는 아이가 심심해할 때마다 새로운 놀이를 만들어서 제시해주고, 혹은 새로운 장난감이나 교재를 준비하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아이가 혼자 뭔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재료를 가져가는 쪽으로 바뀌었어요.
처음에는 가방이 무거웠습니다
처음에는 혹시 필요할까 싶어서 이것저것 넣었습니다. 작은 장난감도 넣고, 활동지도 챙기고, 색칠할 것도 챙기고…… 그러다 보니 아이 외출 가방인지 제 준비물 가방인지 모르겠더라고요.그런데 막상 나가면 안 쓰는 건 끝까지 안 씁니다.반대로 집에서는 별로 대단해 보이지 않았던 색종이나 스티커를 밖에서는 꽤 오래 가지고 놀기도 했고요.그래서 몇 번 외출하면서 실제로 아이 손이 가는 것만 남기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저희 아이는 뭔가를 완성하는 것 자체보다 가지고 있는 재료를 이것저것 조합해보는 걸 좋아해서, 장난감 하나를 가져가는 것보다 이렇게 활용 방법이 정해져 있지 않은 것들이 더 잘 맞았습니다.
지금은 이것만 챙겨도 충분합니다
요즘 외출할 때는 미니 자석 블럭 조금, 색종이 몇 장, 아이용 가위, 스티커, 마카펜 몇 개, 빈 종이 정도를 챙깁니다. 물론 이걸 챙긴다고 아이가 몇 시간씩 얌전히 앉아 있는 건 아닙니다. 아이 컨디션에 따라 금방 싫증낼 때도 있고, 아예 놀이를 안 하고 싶어 하는 날도 있습니다.
그래도 예전처럼 “아이 심심하면 어떡하지?” 하면서 가방에 온갖 걸 다 넣고 다니지는 않게 됐습니다.
아이가 뭘 해야 하는지 정해져 있지 않으니까 그날 기분에 따라 마음대로 가지고 놀 수 있고, 제가 옆에서 계속 놀이를 만들어주지 않아도 되니까요.
결국 외출 가방에 들어가는 건 거창한 장난감이 아니라 집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재료들입니다.
그런데 저희 아이한테는 그런 것들이 오히려 밖에서 기다리는 시간을 보내는 데 제일 잘 맞는 놀이거리가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