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개월 가정보육 후기, 엄마는 뭘 해도 죄책감이 들었다
아이를 언제 어린이집을 보내야하나 고민하며 여러 자료를 접했는데, 육아 관련 책이나 자료를 찾아보면 아이를 위해선 36개월까지는 주양육자와의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기관을 보내지 않는 것이 아이의 정서를 위해 지켜야한다는 의견이 많았어요. 그래서 저는 그걸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어요. 그런데 그렇게하니 정작 엄마의 시간은 사라져있었죠. 물론 아이를 키우며 아이와 공감하는 것을 즐기는 것도 엄마의 몫이겠지만 저의 혼자만의 시간이 사라지는 것이 아쉬웠고 밤에 아이를 재우고 한잔하거나 맛있는 걸 먹는게 저의 유일한 시간이였던 것 같아요.
36개월 가정보육, 나도 무조건 채웠다
육아에 대해서 공부하다보면 36개월 동안은 기관을 안 보내고 엄마가 키우는 것이 아이에게 좋다는 얘기가 있었어요. 주양육자를 바꾸지 않는게 아이의 정서에 좋다는 이론이였죠. 그 이론을 듣고 저는 13개월에 국공립 어린이집을 보낼 기회가 왔는데 포기를 하고 가정보육을 선택했어요. 신도시에 살고 있다보니 만1세반일때에는 국공립 어린이집에 보낼 기회가 오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과감히 가정보육을 택했다보니 결국 36개월 가정보육을 하게 되었습니다. 36개월 가정보육을 유지한 결과에 대해서 저는 개인적으로 만족 하고 있습니다. 저희 아이는 지금 잘 웃고 정서가 좋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가정보육의 현실, 아파도 쉬지 못했다
다만 가정보육의 현실은 너무 힘들었어요. 아이와 하루종일 있다보니 잠시 5분도 혼자 있을 시간이 없었죠. 화장실을 가더라도 뛰어서 다녀와야했죠 아이의 상황에 전전긍긍 해야했어요. 주변을 보면 아예 화장실 문을 열고 아이를 보는 경우도 종종 들었어요.
주변에 도움을 청하려고 해도 우리 가족들은 다 멀리 있고, 남편의 가족들도 다 멀리 있었어요. 하루만 누군가에게 부탁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좋겠지만 그것이 여의치 않기도 했구요.
36개월 가정보육을 해야한다고 하지만 말이 36개월이지, 만 3년이라는 시간이잖아요. 한창 때인 엄마 아빠에게 36개월은 포기할 것이 많아요. 도움을 받을 곳이 없다면 삶을 내려놔야하는 것이나 거의 마찬가지였어요. 이런 상황에서 계속 아이를 신경써야하는 상황은 힘들었어요. 내 상황에 대한 미래 걱정도 되고, 또 아이를 잘 보고 싶은 마음이 충돌해서 매일 마음이 착찹했죠.
가장 힘든건 아픈 날이였어요. 감기가 심하게 걸리거나, 코로나에 걸린 날이 있습니다. 그런날도 남편은 출근해야했고 부득이하게 도와줄 사람이 없던 저는 혼자 아이를 봐야했죠. 그런 날은 아이가 엉망으로 집을 어지럽히고 참기름 병을 쏟아서 깨트리고 여기저기 소금을 뿌리고 다니거나 했어요.
그러다가 저는 참지 못해서 소리를 지르고 하긴 했고 화를 내기도 했습니다. 이상적인 엄마는 항상 받아주고, 아이가 무슨 얘기를 하고 행동을 하던 웃어주고 지켜봐주는 엄마여야 했지만 생각보다 365일 멋진 엄마로 지내기엔 쉽지 않았어요. 이런 가정보육이라면 계속 하는게 맞는걸까 하는 의구감이 들기도 했구요.
가정보육이 너무 힘들다면 기관의 도움이 필요해요
이런 경험들을 겪으면서 엄마가 너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 경우에는 차라리 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돌 쯤이 되면 주변 친구들을 보니 아이도 새로운 환경이나 재밌는 환경에 더 재미를 느끼기도 해서 더 그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특히 제가 화낸 날엔 이럴 바에 어린이집을 보낼 걸 그랬나 하는 죄책감이 들었어요. 엄마는 36개월 전에 어린이집을 보내도 힘들고, 또 안 보내면 또 완벽한 하루를 아이에게 보내지 못하게 한 죄책감에 힘들고 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 힘들던 시간이였어요.
그래서 엄마는 이래도 저래도 아이에게 뭘해도 미안하다는 마음이 들고, 또 완벽한 36개월을 보장해줄 순 없다는 결론이 났어요.제가 다시 선택한다면, 가정보육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36개월까지 가정보육을 해볼 것 같아요. 하지만 너무 힘들다면 그것에 집착하지말고 가족이 평온한 일상을 보낼 수 있는 선택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일 화내고 매일 체력이 없어서 지칠 바에는 가정 보육보다는 기관을 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같습니다.
가족이 서로 양립하며 잘 지낼 수 있는 길을 택하는 것이 육아에 있어서 가장 베스트인 것 같습니다. 육아에 있어서 완벽한 정답은 없고, 가족의 상황에 따른 현명한 선택이 필요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