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분리수거, 라벨을 제거 안하면 아이에게 혼남

 


오늘 분리수거를 하러 아이와 갔다가 혼났습니다. 다 마신 음료수 병 중에 라벨을 떼지 않았던 페트병이 하나 있었거든요. 급한 나머지 미처 못 본 부분인데 찾아내더군요. 분리수거마다 아이를 데리고 나가니 이제 아이는 저보다도 꼼꼼히 분리수거를 확인하고 체크하게 되었습니다. 


5살의 분리수거, 라벨 떼기도 척척

처음엔 같이 분리수거를 하게 된 이유는 가정 보육을 길게 하다보니 아이를 혼자 두고 분리수거를 하러 갈 여건이 되지 않아서 였어요. 남편이 출근하면서 버리거나 하는 방법도 있긴 했지만, 보통 다른 집을 보면 바깥 산책을 가는 김에 간다던가하는 경우를 많이 봤거든요. 하지만 저희는 가족이 모두 집돌이/집순이여서 의식을 하고 나가지 않는 한 분리수거를 자연스럽게 하기 어려운 환경이였어요.

주말에 남편이 혼자 버리러 간다고 해도 아이는 아빠와 놀고 싶어하다보니 분리수거도 꼭 같이 가고 싶어했어요. 평일에는 아이와 거의 계속 제가 붙어있어야하다보니 아이와 함께 나가게 됐구요. 이렇게 아이와 늘 붙어있다보니 자연스럽게 아이와 분리수거를 함께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그러다보니 아이는 어깨너머로 저희가 분리수거 하는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봐왔어요. 종종 정신 없는 날은 박스를 못 접거나, 라벨을 못 떼고 분리수거를 하러 간 적이 있어요. 그래서 분리수거를 꼼꼼히 하는 작업을 분리수거장앞에서 직접 저나 남편이 한 적이 있는데 그 모습을 아이가 지켜봤나봐요. 아이가 집에서 저희가 다 먹은 페트병을 분리수거를 위해 씻어서 싱크대에 올려두면 그 페트병을 들고 종종 라벨을 떼는 연습을 스스로 하더라구요.

그러더니 집안에서 분리수거 할 때도 이제는 본인이 앞장서서 정리해준답니다. 제가 분리수거를 버리러 갈 때 라벨이 안 떼진 페트병이 있으면 되려 혼이 나고는 해요. 

"이렇게 버리면 안 되지. 여기에는 이것만 버려야하고 이 라벨은 떼야해. 안 그럼 지구가 아파." 하면서 엄청 잔소리를 하고 분리수거장 앞에서 떼는 모습을 보여줘야한답니다. 그러면 아이는 만족한 듯 씨익 웃죠. 그 모습이 귀엽지만 더운 여름이나 겨울에는 종종 힘들어요. 그래서 내려가기 전에 한번 더 체크하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해보겠다고 우겨서 이제는 박스 접기 담당

라벨 떼는 건 그냥 떼는 작업이니 아이를 시켰지만 나머지 오래 걸리는 작업은 보통 제가 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이제 박스 분리에 관심을 가지더군요. 그래서 직접 해보겠다고 계속 얘기를 해서 그래 너가 하고 싶으면 해라 하고 직접하게 두었더니, 생각보다 놀라웠어요. 일반적인 구조의 종이 박스는 당연히 아이가 할 순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집에서 택배 박스도 엄청 열심히 뜯었거든요. 하지만 테이프가 엉켜있거나, 박스 모양이 일반적 박스 모양과 다르게 복잡한 박스는 아이가 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구조를 연구하고 어딜 뜯을 지 열심히 분석하면서 뜯더라구요. 처음 그 모습을 봤을 땐 정말 귀엽고 신기해서 박수를 쳐줬어요.

이런 과정이 소근육이나 아이의 발달에도 도움을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조금은 가져보게 되더라구요. 어른인 우리에게도 복잡한 박스가 많잖아요. 저는 모든 박스를 아이에게 접게 하는 것은 아니고, 작고 단단한 과일포장 박스나 복잡한 박스 위주로 아이에게 줘요. 그리고 분리수거를 하러 내려갈때 가장 큰 박스에 접어둔 박스를 차곡차곡 모아서 가지고 내려가는데 분리수거를 마무리하고 마지막에 남은 큰 박스의 테이프를 아이가 직접 떼고 접도록 알려줍니다. 그럼 아이는 손과 발까지 이용해서 접고 엄청 뿌듯해해요. 이런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귀엽습니다.


분리수거 해야하는 이유 아이가 설명해줘요 

어릴 때에는 아이가 왜 이렇게 버려야 하냐고 물어봤을 때 이렇게 분리해야 다양한 곳에 쓰일 수 있어 하고 넘어간 적이 있어요. 그런데 이제는 아이가 분리수거를 하기 전에 우리에게 설명해줍니다.

분리수거를 하지 않으면 지구가 아플 수도 있기 때문에 꼭 해줘야 한다구요. 

그래서 제가 가끔은 소량이여서 분류하지 않고 플라스틱, 캔, 박스를 가지고 내려가서 분리수거 하는 날에는 아이가 척척 이건 이 자리지, 저건 저자리야 하고 스스로 가서 분리수거를 한답니다. 마무리 손닦기까지 완벽하게 마무리하구요.

그리고 이제는 제가 하지 않던 분리수거까지 아이가 제안했어요. 다 먹은 우유곽은 씻어서 종이류에 버리고는 했는데 아이는 우유팩은 그냥 분리수거 하는게 아니고 우유팩수거함에 같이 모으는게 좋다고 같이 하자고 하더라구요. 우유팩을 씻어서 펼친 후 말려서 묶어서 유치원에 들고가면, 유치원에서 우유전용 분리수거함에 넣어주시거든요. 그래서 다 먹은 우유팩을 모아서 유치원에 들고 간답니다. 아이는 재활용을 올바르게 하는 방법을 통해 지구를 더 지켜줄 수 있는 길이라며 지구가 아프지 않기 위해 우유팩을 따로 재활용하자고 제안했어요. 조금 힘들어도 우유팩을 닦고 말리는 과정을 같이하며 지구를 위할 수 있다는 것에 뿌듯해하는 듯 했어요. 아이가 뿌듯해하니 저도 조금은 힘들어도 이제 우유팩은 꼭 모아둔답니다. 이렇게 점점 환경을 지키는 노력을 아이 덕분에 어른인 저도 더 하게 되고 배워가는 것 같아요.

이런 상황이다보니 저희는 오히려 꼼수를 부리거나 대충 할 수가 없습니다. 아이가 버리는 봉투 하나 하나 속을 다 꼼꼼히 살펴보고 똑바로 해야한다고 알려주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누구보다 꼼꼼히 버릴 수 있게 되었답니다. 매주 주말 활동으로 환경도 지키고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도 가지니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너무 좋은 것 같아요. 가끔 귀여운 잔소리를 들어야하지만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