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부터인가 기저귀를 가지고 오라고 하면, 가지고 오는 단순한 심부름만 하던 아이가 기저귀를 가지러 갔다가 본인이 답답하면 스스로 기저귀를 벗으려고 시도하기 시작했어요. 어느날인가 기저귀를 스스로 갈겠다고 나선 아이가 기저귀를 뜯어서 스스로 벗더라구요. 여기까진 정말로 기특했어요. 이 기저귀가 소변을 본 기저귀가 아니라는게 문제 였을뿐 입니다.
기저귀 떼기, 절대로 조급히 안 하기로 했어요
한국 나이 3살 쯤이 되면서 슬슬 엄마들끼리 만나면 기저귀를 언제 뗄지에 대한 수다가 벌어졌어요. '여름엔 떼야한다더라', '유치원 가기 전엔 떼는게 좋다 안 봐준다더라', '아니다 4세에도 뗀 애들이 더 많아서 부끄러울 수 있다', '저기 어린이집은 이미 뗀 친구도 있다더라' 등등 왠지 빨리 시작해야하나 하는 마음이 들고 조급해지기도 했죠.
그러다가 그 수다를 듣고 있던 둘째를 가진 엄마들이 알려줬어요. 급하게 해봤자 어차피 뗄 거 천천히 준비되면 하는게 낫다. 오히려 생각보다 지금 기저귀가 훨씬 편하다. 기저귀 떼는 초기에는 신경쓸게 너무 많아서 준비가 되고 하는게 낫다, 늦게 뗄 수록 애가 더 빨리 떼기도 한다.. 많은 조언을 해주었어요. 특히 괜히 준비 안될때 시작했다가는 아이가 실수를 많이 해서 빨래도 많이 해야하고, 청소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아이에게 화를 낼 수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괜히 화를 냈다가는 더 떼는 기간도 늘어난다고 했고요. 매 번 아이를 감시해야하는 엄청난 고생이 있는 느낌이였어요. 또 웹서핑 하며 본 최근 추세도 아이에게 빨리 기저귀를 떼게 하기 보다 아이의 마음이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려주는 느낌인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오히려 유치원 가기 전까지만 떼면 충분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생겼고, 그냥 한 만 3세가 지나고 최대한 미루고 천천히 하자 하는 마음을 가졌어요. 오히려 정말 천천히 떼고 싶었습니다. 두렵기도 했구요.
기저귀 심부름에서 스스로 기저귀 갈아입기까지
하지만 제 바램과는 다르게 아이가 28개월쯤 부터 서서히 시동을 걸기 시작했어요. 아이가 말을 알아듣기 시작하고부터 집에서 기저귀를 갈 때는 가능하면 기저귀를 직접 가지고 오도록 심부름을 시켰었거든요. 근데 어느날은 기저귀를 가지러 가고나서 본인이 찝찝 했는지 자꾸 기저귀 옆을 뜯는거에요. 아마 뜯는 재미가 있어서도 그랬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뜯더니 기어이 스스로 입으려는 시도까지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런 시도는 스스로 옷 입기의 시작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양말이나 바지보다 기저귀 벗고 입기를 먼저 했거든요.
본인이 찝찝해서 자꾸 벗으려는거니, 찝찝함을 안다는 자체가 기저귀를 갈 준비가 어느 정도 된 것이 아니였을까 싶긴 해요. 그래도 저는 아직은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했어요. 아마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해요. 아이가 아기변기에 스스로 앉아서 볼 일을 볼 정도의 흥미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마음도 들었구요.
그러던 어느날 정말 큰 참사가 일어났어요. 아이가 어느날 불편한 지 스스로 기저귀를 뜯어버렸는데 그게 바로 소변이 아니 였던 것이죠. 그래도 다행히 욕실이라서 청소가 쉽긴 했는데 아이가 기저귀를 스스로 돌돌 말아 깨끗하게 정리할 수 있는게 아니고, 묻히면 안된다는 생각이 있는게 아닌 상황이였어요. 그냥 기저귀를 직접 벗으면 기특하다고 한다는 것만 입력된 상태에서 그냥 벗고 입기만 가능한 거다보니 아이가 벗은 기저귀가 널부러져서 그야말로 대참사가 났습니다. 만일 이 일이 방에서 일어났다고 생각하면 큰 소름이 돋았어요. 하지만 한 번이니 그냥 어쩔 수 없지 하고 넘겼는데 아이가 한번 더 하더라구요. 기저귀가 불편하다 생각하니 바로 바로 벗어버리는 거였죠. 두 번의 참사를 겪고는 이젠 미룰 수 없겠다 하는 마음으로 30개월 쯤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참사를 막기 위한 기저귀 떼기 시작
저는 그래서 참사를 막기 위해 소변이 아닌 대변부터 변기에 하기로 지도했습니다. 기저귀 떼기도 아니 였던게 팬티도 일단은 준비를 안 했어요. 팬티를 입기 시작하는 순간 제대로 알려줘야할 것 같은 의무감이 들어서, 그냥 천천히 하나씩 하자는 마음으로 느긋히 생각했죠.
그래서 기저귀를 입은 상태로 만일 응가가 마려운 느낌이 나면 바로 말해주라고 했어요, 혹시라도 느낌이 난다고 아이가 말하면 바로 데리고 가서 화장실에서 기저귀를 내리고 할 수 있도록 해주었어요.
물론 타이밍을 맞추지 못해서 가다가 하는 경우가 더 많았지만, 이걸 몇 번 겪고 보니 생각보다 기저귀를 한 두번 덜 가는 자체가 정말 편하더라구요.
그러다보니 욕심이 났어요. 기저귀에 큰 볼일을 보는 것도 정말 아예 줄이고 싶고, 특히 여름 시즌에 했었는데 이런 횟수가 줄어드는 것만으로 날파리가 덜 끼고 냄새도 덜 나는 것이 너무 맘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엄마인 저도 기저귀를 졸업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이런 사건들을 계기로 제대로 기저귀 떼기를 돌입한 것 같습니다.
조급해 하지 않고 오히려 제발 늦게 떼기를 기대하며 있었는데, 어느정도가 되면 아이가 신호를 줘서 안 할수가 없더라구요. 그리고 아이의 준비도 중요하지만 엄마의 마음가짐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단순히 기저귀를 떼고 끝이 아니라 떼기를 시작하면 낮 기저귀, 외출, 밤 기저귀, 습관 등 가르쳐야할 것이 생각보다 많았거든요. 그래도 차근히 아이와 제가 마음의 준비가 된 상태로 시작해서 스트레스 없이 시작할 수 있었던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