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고양이 친해지기, 눈뽀뽀부터 박치기까지

 

아이를 낳고 저는 아이와 고양이가 같이 낮잠을 자고 너무 사이 좋은 이상적인 그림을 인터넷으로만 봐오다가 충격을 받았습니다. 실제로는 아이는 고양이를 어디든 졸졸 쫓아다니고, 잠을 잘땐 하도 움직여서 고양이가 식겁하고 옆에서 잠을 자지도 못했으며, 고양이가 조금 혼자 쉬고 싶어해도 아이가 가만두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고양이는 항상 굉장히 예민한 상태로 있게 됐습니다. 고양이를 위해서 어떻게 아이가 고양이와 친해질지 고민하게 된 것 같습니다.

아이와 고양이, 눈뽀뽀로 시작


아이가 신생아 이전부터 키우던 고양이다보니 저희는 아이와 고양이가 쭉 친하게 지내길 바랬습니다. 아이가 가장 고양이랑 친근감을 느낄게 무엇일지 고민이 됐어요. 단순히 만지지마, 다가가지마, 고양이 쉬고 싶대라는 말은 안 먹혔거든요. 고양이가 뭔가 아이의 행동에 반응을 하는것을 원한단걸 느낀 날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눈뽀뽀를 알려주기로 했어요. 고양이는 위협적이면 긴장하고 예민해지는 동물인데, 눈을 아주 천천히 감았다 뜨면 널 해치지 않아 라는 신호로 받아들인다고 알고 있었어요. 저희집에서는 그것을 눈뽀뽀라고 부르는데요. 눈 뽀뽀를 하고나면 고양이가 신나서 박치기를 하러 오기도 한답니다.
 하나의 반응이니까 아이에게 이것부터 알려주기로 했어요. 고양이는 큰 소리나 큰 동작보다는 인사를 먼저 나누는 것을 중요해하고, 뽀뽀를 통해서 친해질수 있다구요. 아이는 뽀뽀라는 말에 설레여하더라구요. 그래서 눈을 천천히 감았다 뜨는걸 알려줬어요. 빠르면 고양이가 뽀뽀라고 생각을 못할수도 있으니 천천히 해라, 그리고 고양이가 그걸 보고 같이 눈을 깜빡거리면 그게 뽀뽀다라고 알려주었어요.
고양이가 첨엔 부담스러워서 눈뽀뽀를 받아주는 빈도가 낮았지만, 서서히 마음을 열고 눈뽀뽀를 하기 시작하더라구요. 요즘 저희 집에선 고양이와 아이가 같이 눈을 깜빡이며 인사하고 아이도 인사를 받아주는 고양이에게 신나하며 더욱 친해져가고 있습니다. 


츄르로 거리 좁히기 혀 닿으면 꺄르르


고양이가 애만 보면 도망가던 단계였는데 눈뽀뽀만으로 이제 서서히 아이의 옆에서 자리를 잡기도 하고, 아이가 서 있으면 박치기를 하기도 했어요. 고양이에게 박치기도 애정 표현이니까 한 단계 발전한 둘의 모습에 남편과 기분 좋아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이도 고양이를 험하게 다루다가, 조용하고 천천한 인사를 해야 고양이가 좋아한다는걸 안 뒤로는 조심조심 다루더라구요. 그래서 그 다음 단계를 진행해도 좋겠다 판단해서 츄르나 간식을 천천히 주도록 했습니다.
처음에는 고양이가 경계하느라 역시 아이가 주는 것은 먹지 않더라구요. 하지만 여러 노력 끝에 고양이가 저희 아이가 주는 간식을 받아먹기 시작했어요. 고양이의 혀가 까끌한데 츄르를 먹이다보면 손가락에 닿아서 아이가 꺄르르 웃던 적도 많답니다. 저희 집에선 "까까 먹을까?"라고 하면 고양이가 간식을 먹는 줄 알고 후다닥 달려왔는데 초반엔 아이면 반응도 안하던 고양이가 이제 아이여도 신나서 달려오더라구요. 
고양이에게 과자를 준다는 기대감을 심어놓고, 실상으론 과자를 하나도 주지 않고 장난을 칠 순 없으니 작은 간식 한 두개라도 직접 먹게 하고 있습니다. 츄르의 경우는 생각보다 돌돌마는 동작인 손가락 힘이들어서 아이가 혼자하긴 어려워 하더라구요. 그럴땐 제가 도움을 주었습니다. 

고양이 장난감, 또 시작이군 하는 눈빛 


어느 정도 눈뽀뽀, 박치기, 간식 직접 주기 미션을 달성하고 나니 이제는 고양이 육아를 조금 편하게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고양이는 놀아주기 위해선 장난감을 들고 고양이가 좋아하는 움직임을 내서 장난감을 잡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놀이거든요. 저는 매일 30-1시간 놀아주는 시간이 잘 나지 않아서 스트레스 받던 차였어요. 애도 놀아줘야하고 고양이도 놀아줘야하니 걱정이였어요. 그러다가 동물을 좋아하는 아이를 보고 생각했어요. 아이가 고양이를 놀아주는 법을 알면 아이의 놀이시간 = 고양이의 놀이 시간이 똑같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죠. 그러면 저도 조금 제 시간을 그 안에 가질 수 도 있어서 아주 좋은 생각 같았어요.
하지만 제 생각과 달리 아이가 열심히 오뎅꼬치를 흔들고 낚시대를 흔들어도 저희 고양이는 도망을 가던가 흥미를 잃고 다른 방으로 가버렸어요. 제가 할땐 열정적으로 참여해서 아이가 자기 놀이에만 참석을 하지 않으니 외로워서 엉엉 운적도 있답니다. 
고양이가 반응을 안할 때는 정말 쳐다만 보다가 또 시작이군 재미없어 하는 표정으로 방에 들어가버리거든요. 그래서 아이가 더 서운했던 것 같아요.
재밌는 것은 다른 집에 놀러갔을 때 1년도 안된 어린 고양이가 있었는데 다른 모습에 깜짝 놀랐어요. 저희 아이가 흔드는 장난감에도 끝까지 반응해 주더라구요. 별거 없는 움직임에도 그 집 고양이가 격렬하게 반응해주고, 둘다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하루종일 놀 수 있어서 신기했어요. 고양이도 나이가 들면 점 점 새로운 것이 사라져서 시큰퉁해지고 어릴 땐 작은 힌트하나면 하루종일 재밌어하는 모습이 신기했습니다. 

아직 친해지기 프로젝트는 진행중이고 성공을 하기 위해선 먼 길이 남은 것 같아요. 다만 저는 고양이와 아이가 서로 가끔 눈 인사를 하고 박치기를 하며 서로 사랑하는 것을 지금 알고있는 자체로 충분히 만족스럽습니다. 서로 소중해하는 모습이 정말 사랑스럽고 귀엽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