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소리 육아로 시작된 만 4세 셀프 샤워

 

우리집은 어릴 때부터 아빠가 퇴근하고 아이를 씻겨줬는데요. 요즘은 아이가 아빠랑 씻기 싫어서 아빠 오기전에 씻자고 재촉을 해요. 그 이유가 뭘까요? 아빠가 싫어서가 아니라 혼자 씻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에요. 혼자 씻고나서 아빠가 퇴근 후 혼자 씻었어? 하고 눈이 동그래져서 물어보면 "응"이라고 하며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씨익 웃는답니다.


몬테소리 육아, 혼자 하는 샤워로 이어진 이유

한국나이 5세가 되면서 아이가 스스로 하는 것을 늘려야겠다라고 생각한 어느날, 남편이 야근을 하게 되었어요.

평상시 남편이 씻겨주는데 그날 따라 제가 너무 신나게 놀아주고 들어와서 9시가 되는데 씻겨줄 기력이 너무 없고 아이에게 화를 낼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제안했어요. "혼자 씻어볼래?" 아이는 오히려 엄청 좋아하더라구요.

여러 물장난으로 다져진 실력인지 물 온도 맞추는 솜씨도 예사롭지 않더라구요. 오히려 제가 물을 맞추면 이건 차가워 이건 더워 하고 불만이 많았는데 스스로 샤워기에 약간 비껴서서 1mm간격으로 버튼을 돌리며 온도 조절을 신중하게 하는 모습에 온도 조절에 대한 걱정은 덜었습니다.

그리고 거품으로 스스로 비누칠을 하고 머리를 감는데 이 부분은 잘 안돼서인지 저보고 도와달라고 하더라구요. 생각보다 엄청 신중하게 비누칠을 하고 닦는 모습을 보며 어라? 진작 혼자 시켰어도 되겠는데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 뒤부터 아이를 설득했어요. '아빠 오기전에 먼저 씻지 않을래? 그럼 아빠랑 놀 시간도 늘어나잖아.'

저희집은 아빠가 아이를 재우는 시간이 정확히 정해져 있어서 아빠가 오고 밥을 먹고 씻고나면 책 한두권 읽는 시간 빼고는 아이가 아빠랑 주말 빼고 평일에 놀 시간이 부족해서 엄청 아쉬워했거든요. 그래서인지, 스스로 하는게 좋아서인지 아이는 매일 아빠 오기전에 우리 씻자!! 라고 말하게 되었어요.

처음엔 미심적어 하던 아빠도 아이와 같이 보낼 시간도 늘고, 퇴근하고도 조금 할 일이 줄어든 부분에 만족한 눈치였어요.



욕조 밖 물 튀기면 혼자 씻을 수 없는 규칙 만들기


남편이 처음에 아이가 혼자 씻는걸 미심적어 하던 이유는 아이가 욕조에서 물 장난 할 때 사고를 많이 쳤기 때문인데요. 샤워기를 가지고 천장에도 뿌리고 세면대에도 뿌리고 가끔 가다간 욕실 바깥까지 뿌려서 마루바닥이 물바다가 된 적이 정말 많습니다. 

그래서 제가 몇 번 시도해보자고 해도 그러면 물바다가 되면 어쩌냐고 걱정하느라 혼자 못 하게 했었던 경험이 있어요. 그래서 아이에게 당부했습니다.

"너가 이제 많이 자라서 혼자 씻을 수 있는거야. 그런데 물 장난을 하고 바깥으로 물을 많이 튀기면 아직은 컸지만 준비가 안 됐다고 생각할거야. 그러면 이제 다시 엄마나 아빠가 씻겨주기만 하고 샤워기 물 온도 맞추거나, 씻는건 엄마 아빠가 도와줘야 해"

라고 하니 아이가 그건 정말 싫은가 보더라구요. 오히려 전에 욕조에서 물놀이 하던때보다 조심히 샤워기를 다루고, 바깥에 물을 튀기며 놀려고 하지 않아서 전보다 조심히 샤워기를 다루고 욕조에서도 조심스럽게 보내는 모습을 보면, 그냥 놀이로 접근할 때와 다른 느낌이 느껴졌어요. 실제 생활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몬테소리 접근방식이 아이에게 책임감에도 영향을 주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혼자 씻기, 욕조에서 나오기 전엔 엄마와

아이가 눈에 보이는 부위는 스스로 잘 비누칠을 하더라구요. 그런데 머리에 거품을 묻히는 것은 눈을 감고 안 보이는 부위를 해야하는 것이다보니 아이가 꼼꼼히 씻지를 못했어요. 머리 냄새가 나고 하면 아무래도 일상에서 불편할 수 있기 때문에 고민을 했어요.

원래 샴푸를 사용하지 않고 올인원으로 몸도 씻기고 머리도 감겼었는데 거품이 조금 퍽퍽한 감이 있었어요. 혼자 스스로 하기 위해선 샴푸가 더 거품도 잘 나고 부드럽게 감기더라구요.  샴푸로 바꿨는데도 아직 귀 위라던가, 뒷머리 쪽은 꼼꼼히 하지 못하더라구요. 

그래서 샴푸 거품 내고 물에 감기전에 엄마를 꼭 부르라고 일러주고 있답니다. 그러면 혼자서 머리 샴푸질을 한 뒤 저를 부르고 있어요. 역시 아직 군데군데 비누가 묻지 않은 구역이 있어서 제가 다시 한번 거품이 골고루 묻도록 해준답니다. 

그리고 욕조 안에서 씻다보니 아무래도 혼자 그냥 나오면 아직은 위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다 씻고 물로 헹구고 저를 꼭 부르라고 해요. 그래서 몸에 거품이 안 씻긴 곳은 없는지 확인도 해봐요. 초반에는 아직 거품이 남아있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제는 몸에 있는 거품은 거의 발견한 적이 없어요.

그리고 욕조에서 나올 때 도와 준답니다. 아무리 스스로 잘하고 혼자서 할 수 있어도 위험할 수 있는건 어른이 옆에서 지켜보는게 중요할 것 같아요. 

그리고 남편이 일이주에 한 번은 거품으로 몸을 닦을 때 어디 어디를 닦아야 좋을지도 추가로 지도해주고 있어요. 저도 몸이 접히는 부위를 꼼꼼히 비누칠 하지 않으면 냄새가 날 수 있고 그러면 너가 불쾌할 수 있으니 그 부분은 신경써서 비누칠을 해야한다고 꼭 알려주고 있어요.


가끔가다가 요새는 아이가 씻기 전에 물놀이를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시간이 촉박하거나 하지 않은 날은 씻어야하는데 놀이 한다고 뭐라고 하기보다 그대로 두어요. 오히려 물놀이를 먼저 한다고 꼬신다음에 물놀이하고 스스로 씻어볼까 라고 하기도 하구요.

스스로 씻기 전에는 물놀이는 좋아해도, 가끔 씻는 날을 귀찮아 하기도 했는데 먼저 씻으려고 앞장 서기도 하고 스스로를 가꾸는 습관을 즐기는 자체가 너무 보기 좋아서요. 생각보다 물놀이도 질리는건지 아이가 또 매번 물놀이를 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 습관이 무너지지 않는 선에서 잘 지켜보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