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완모를 했다고 하면 왜 분유로 안 넘어갔는지 궁금해하는 지인들이 있었어요. 하지만 저는 처음에 혼합수유를 했었고 그게 너무 고생 이였습니다. 하루동안 유축도 해야하고 모유수유 직수도 해야하고 분유 관련된 고생도 해야했거든요.
혼합수유, 수유·분유·유축 삼중고
처음에는 모유양이 적다보니 혼합 수유부터 시작했어서 저는 분유와 모유의 고생을 함께 겪었어요. 모두 분유로 먹여본 적은 하루 이틀이였지만 얼떨결에 세 가지 방법을 모두 해보았어요. 그 중 제일 고생했던 것은 혼합수유 였던 것 같습니다. 이유는 모든 장점을 겪지 못하고 단점만 겪어야하는 방식이기 때문이였어요.
모유의 장점은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아이에게 모유를 제공하고 분유 값이나 젖병 등 돈이 드는 것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있어요. 단점이 있다면 모유 양이 줄으면 안되니 만일 수유를 못하는 상황이 와도 유축으로 계속 모유양을 맞춰주기 위한 노력을 해야한단 것이였어요. 분유의 장점은 여러 사람이 아이에게 밥을 챙겨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대신, 그 뒤에 따라오는 귀찮음이 많은 것이 단점이였어요. 그 단점으로는 설거지, 분유물 데워두기, 소독하기, 소화시키기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혼합 수유는 그 장점을 모두 채우지 못하고, 단점은 모두 채우는 방식이라 매우 피곤했어요. 제가 모유수유를 할 때는 남편이 젖병 설거지나 열탕 소독을 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쉬질 못했고, 남편이 분유를 먹이는 시간에는 모유양이 끊길까봐 저는 유축을 하느라 쉬질 못해서 결국 1.5배의 고통만 가진 것 같습니다. 또한 분유는 개봉하고나면 일정시간 후에는 남았어도 버려야했는데 저는 분유통을 열고 한통을 다 못 쓰고 버려서 돈은 돈대로도 좀 쓴 것 같아요. 다만 혼합 수유가 하나 장점인 부분은 아이가 밤잠을 자기전에 먹이면 모유보다 더 오랜 시간 잘 수 있도록 해주어서 엄마 아빠의 밤잠을 그나마 지켜줄 수 있단 부분이였어요. 그래서 저희는 밤잠만 분유를 먹이는 식으로 해서 초반엔 밤잠을 늘리기도 했답니다.
저는 처음에는 뭘 몰라서 산후도우미 분이 퐁당퐁당 방식을 권유해서 혼합을 했었는데요. 지금 생각하면 맡으시는 시간에 아이를 푹 재우고 쉬시기 위한 꼼수가 아니였나 의심이 가기도 합니다. 퐁당 퐁당은 모유-분유를 번갈아가며 하는 수유법을 의미하는데 그 때 그렇게 하면 모유량이 줄어든단 것도 알려주지 않으셔서 모유량을 다시 되돌리느라 제가 고생을 많이했거든요.
분유 전담, 남편 피로도 내 몫
이삼일 정도 제가 약을 먹어야하는 것이 있어서 모유수유를 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미리 유축을 해둔 모유나, 분유를 남편에게 맡긴 적이 있어요. 그 때는 낮에는 제가 수유를 하고 밤과 새벽을 남편에게 부탁을 했죠. 남편이 일을 하면서 밤 수유를 하니 회사에 집중을 못하고 집에 와서도 정신을 못 차려서 아이 밥 주는 것 외에는 다른 걸 할 여건이 없이 바로 코를 골고 자버리게 되더라구요. 갑자기 밤 수유를 해야할 땐 깨야하니 조금이라도 수면 시간을 확보하려구요.
분유를 타는 과정이 요샌 어떨지 모르지만 꽤 만만치 않았어요. 요샌 육아 현실이 조금은 또 업그레이드 됐다고 해서 분유타기가 조금 쉬워졌을지 모르겠지만 그 때 당시는 그게 피곤했답니다. 또 분유를 하게 되면 따라오는 설거지 문제도 일을 하나 만드는거였구요. 제가 조금 편해도 누군가를 맡기면 그만큼 또 가족의 피곤함이 쌓임으로 오는 후폭풍이 두려웠어요.
남편이 결혼 전엔 집안일을 100% 거의 전담 해주었는데 남편이 해주던 집안일이 제가 낮에 해결을 해야하는 상황이 생기기 시작했고 저도 낮에 놀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보니 피로가 쌓이기 시작했어요.
모유 vs 분유, 고생의 총량 비교
위의 일을 겪고나니 혼합은 못할 짓이 되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고, 분유도 힘들었습니다. 근데 모유는 또 제가 밤에 일어나서 아이를 먹이고 제가 다 책임감을 가져야하니 부담스러웠구요. 그래도 하나로 결정을 하고 쭉 하는게 낫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걸 택할지 고민이 많이 됐습니다.
고민하다가 밤잠이 많고 에너지가 적은 편인 우리 가족은 모유를 선택했어요.
밤잠때 분유를 먹이면 정말로 피곤하답니다. 만일 잠에 자다가 깨서 아이에게 분유를 먹이려면 밤에 일어나서 일단 침대위에서 바로 먹일 수 있는게 아니라 주방으로 가서 적당한 물온도의 분유물을 준비하고, 적당량의 분유도 넣어주고, 잘 흔들어서 타야하고 공기도 잘 빼주어야해요. 그리고 먹이는 과정도 15-20분 걸리는 것은 동일합니다.
그리고 일단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느낀바로는 겪은 바로는 남편이 더 고생하네 , 내가 더 고생하네는 중요한게 아니더라구요. 만일 제가 고생을 더한다쳐도 남편이 좀 더 쉰다면 남편은 집안일을 다 해놓는다던가 하는 식으로 해결이 가능해서 그렇게 되면 차라리 서로 쉴 수 있는 시간이 느는게 유리해보였습니다.
예를들어 모유는 고생의 총량이 10이여서 내가 7고생하고 남편이 3을 고생하면 서로 푹 쉴수 있는 시간을 보장할 수 있는 느낌이였어요. 그런데 분유는 분유를 타고 소화시키는데 각자 5의 고생을 하고 3만큼의 집안일이 남아 있는 기분이라 합치면 13의 고생인 느낌이였어요. 그래서 푹-쉬는 시간을 서로 보장해주지 못하는 구조로 느껴졌습니다.
이런 기준은 각자 집마다 다를 것 같아요. 하지만 저희는 집안일이 늘어나서 밀리고 그 것이 쌓여있는 걸 보는것도 에너지가 소진이 됐고 둘 다 에너지가 약한 편이였던 것 같습니다. 체력만 좋다면 사실 뭘 선택해도 엄마의 맘이 편한게 최고였겠죠.
그래서 저는 누가 더 희생하냐보다는 고생의 총량으로 비교를 했습니다. 그래서 고생의 총량으로 놓고 봤을 때는 모유가 훨씬 수월하다가 저의 결론이였어요. 그래서 어차피 고생하는 거 똑같은데 모유를 그래도 해보는데까지 해보자 라는 마음으로 유지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세 가지 상황을 모두 겪고 모유를 택했다보니 그 뒤 여러 단점을 마주쳐도 쉽게 분유로 갈까, 혼합을 할까 하는 마음이 잘 들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이유가 있어서 택하지 않은 길이다보니 힘들어도 잘 버티며 끝마쳤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정말 정답은 없는 것 같아요. 어떤 친구는 혼합이 편하다고 했고, 어떤 친구는 모유를 어떻게 끝까지 하냐며 놀라기도 했거든요. 저는 분유를 다 하는 친구가 더 놀라웠답니다. 이렇게 가족마다 더 맞는 방법이 있으니 우리 집에 맞는 수유방법을 잘 찾아보면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