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주도이유식 덕분에 돌 전부터 가족들이 같은 메뉴 먹었어요
자기주도이유식을 하면서 처음에는 원물 위주로만 진행을 했었는데요. 철분을 채우려다보니 한계에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요리에 자연스럽게 눈길이 갔어요. 철분을 채우기 위해 소고기 스틱에서 시작된 요리는 우리 가족의 식탁을 함께 바꿨어요.
자기주도이유식, 철분 때문에 소고기 스틱부터
처음에는 철분을 채우려고 하다보니 소고기밖에 방법을 몰랐어요. 피딩이나 구운 고기 말고는 답이 없겠다 싶어서 찾아보니 여러 조리법이 나오더라구요. 구운 고기는 잘 먹긴 했지만 먹이는데 너무 오래걸려서 하루 종일 먹여야 철분이 보충이 되겠더라구요. 그래서 곱게 간 소고기를 아이가 쥐고 먹을 수 있는 형태인 소고기 스틱부터 해봤어요. 조리라기엔 귀엽게도 소고기와 애호박 야채등을 넣고 뭉쳐서 찐 요리였습니다. 아이가 잘 먹기 시작하니 욕심이 나더라구요. 그리고 계속 소고기 스틱만 주다보니 아이가 질린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해서 다른 식의 요리도 욕심이 났어요. 그래서 자기주도 이유식 레시피가 있는 책도 사고 본격적으로 요리를 하기 시작했어요. 철분만큼 단백질에 진심이라 고기가 들어간 요리를 열심히 했답니다. 돼지고기로 길쭉한 동그랑땡을 만들기도하고 탱글탱글한 새우완자도 해주었어요.
시간이 오래 들었지만 양파잼이라고 푸욱 양파를 끓여서, 설탕대신 양파 본연의 단 맛으로 요리에 단맛을 더하는 간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조리법도 있어서 이것도 양파를 많이 사다가 만들어두고 아이 요리 활용에 엄청 다양하게 사용하기도 했답니다. 만들기는 정말 오래걸리고 힘들었지만 달달한 맛이 나서 아이가 음식들을 잘 먹으니 신이 나서 자기주도 이유식 조리를 시작한 것 같아요.
종종 근처 사는 지인에게 이유식을 한두개 얻어서 먹여보기도 했는데 확실히 일반적 이유식보다 저희 아이는 자기주도 이유식으로 요리해준 음식을 더 맛있게 먹고 즐겨서 먹더라구요. 그런 모습에 힘입어서 책을 통해 아이가 질려하지 않도록 다양한 단백질 반찬을 해주도록 노력한 것 같아요. 근데 아이마다 취향은 다르긴 한 거 같아요. 저희 아이는 아직도 죽을 안 좋아해서 저희집의 경우는 엄마의 방향성과 아이의 입맛이 잘 맞았던 좋은 사례인 것 같아요.
라구 소스까지 만들다보니 이유식이 아닌 유아식?
그렇게 요리하다가 아이에게 들고 먹는 요리를 거의 다해줄 쯤 라구소스라는 메뉴도 발견했어요. 토마토, 샐러리, 양파, 다진 소고기 등을 넣고 파스타 소스처럼 만들어주는 요리였는데 천연 재료로만 들어가도 맛이 제법 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걸 만들려고 하다보니 라구 소스를 제공 할때에는 파스타면에 부어주던가, 밥 위에 뿌리고 치즈를 돌려서 그라탕처럼 해주는 형식이 많더라구요. 어른인 우리가 생각해도 참 맛있어보이는 메뉴죠?
그래서 자기주도 스푼과 포크도 구매해서 아이에게 제공해주게 되었답니다. 손으로 단순히 들고 먹는 형식이 아니라 포크와 숟가락으로 직접적으로 들고 먹게 하는 형식으로 넘어간것이죠. 그것도 돌 전에 시도해보게 되어서 얼떨결에 이유식보단 이유식이 다 지난 뒤 먹이는 유아식의 형태를 띄게 됐어요.
자기주도 스푼과 포크는 어른이 직접 먹여주는 숟가락과는 다르게 아이가 쥐기 쉽도록 더 짧고 통통했답니다. 어른이 먹여줄 땐 먹이기 편한 디자인에 집중 되어있다보니 바디가 길었거든요.
아직 어린아이다보니 당연히 이 포크나 숟가락으로 원하는걸 잘 집어서 입에 넣는 건 어려웠어요. 원하는 목표물을 정해서 뜨거나, 찍는 과정 그걸 또 입근처까지 가져오는 과정, 또 입안에 넣는 과정 이 모든게 단계별로 아이에겐 굉장히 어려운 여정이더라구요. 새삼 그 모습을 보면서 어른인 우리는 당연히 하는 것인데 나도 어릴 때 저렇게 노력하며 먹기 시작했고 이게 당연해진 과정까지가 뭔가 뿌듯하고 뭉클해지기도 하더라구요. 이렇게 내 자신도 기특해지는걸 경험하는게 육아 같기도 합니다.
같은 요리 어른도 간장 찍어서 함께 먹는 식탁
그렇게 점점 유아식 비슷한 형태가 되다보니 나중엔 과감하게 밥도 그냥 같은 밥을 먹었습니다. 다만 그냥 흰 밥을 바로 먹이긴 조금 그래서 계란과 각종 야채와 단백질을 넣어서 밥 전이나 밥 바의 형식으로도 아이에게 제공해주었어요. 이 메뉴는 남편도 퇴근하고 와서 집어먹어도 너무 좋아더라구요. 물론 간장이나 케찹을 찍어서 조금 어른의 맛을 첨가했지만요. 이런 식으로 점점 가족끼리 같이 먹게 되는 메뉴가 늘면서 저는 요리를 여러개 하지 않고 자기주도유아식 관련 요리만 하면 되어서 저도 일거리가 줄어들어서 좋았답니다.
아이도 온 가족이 같은 메뉴를 먹으니 더 좋아하고 더 잘먹기도 했어요. 5살인 지금도 아직은 매운 메뉴를 먹을 땐 종종 따로 차리기도 하는데 같은 메뉴를 먹고 싶어서 기웃기웃 거리고 같은 메뉴가 아닌 날엔 조금 천천히 먹거든요. 아직 어린 돌 전의 아이도 그런 것을 느끼긴 했는지 같은 메뉴일 때 정말 잘 먹었었답니다.
이렇게 자기주도를 통해 방향성을 다지면서 어른과 같이 먹을 수 있는 요리로 진입하게 된 건 엄마인 저도 요리를 최소한으로 할 수 있고, 아이에게도 스스로 먹는 행복을 지켜주는 좋은 방향이였던 것 같아요. 남편도 오자마자 준비된 밥을 빠르게 먹을 수 있고 설거지 거리가 덜하니 이 방향을 더 좋아했구요. 그리고 가족끼리 셋이서 오손도손 먹을 수 있는 경험을 앞당길 수 있어서 정말 즐거운 경험이였고 다시 돌아가도 꼭 자기주도이유식으로 시작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