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소리 현관 꾸미기, 동물 고리 하나로 가방 걸기 습관 만들기
아이는 유치원에서 하원하고 현관에 들어오자마자 가방을 벗고 현관에 있는 다람쥐 고리에 척 걸어둡니다. 그러면 숨어 있던 다람쥐 얼굴이 빼꼼 나와요. 예전엔 "가방 걸이에 제대로 가방 걸라고 했지?"라고 했다면 이젠 잔소리하지 않아도 현관 들어서자마자 가방을 자연스럽게 걸어두게 되는게 아이의 하원 루틴이 되었어요.
아이 10개월부터 시작한 현관 꾸미기
집을 꾸미면서 현관은 어떻게 환경을 꾸릴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처음 꾸미기 시작할 당시는 아직 아이가 어려서 직접 현관을 들락날락 할일이 없었지만, 인지할 때 부터 아이가 스스로 준비해서 나가기도 하고, 들어오면서도 바로 정리하며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어요.
처음은 이제 걸음마 준비를 시작하며 신발을 놓을 자리였어요. 저희는 신축이지만 신발장 아래가 띄워져있지 않고 그냥 막혀있었어요. 그래서 신발장 아래에 신발을 놓는 방식은 선택할 수 없었어요. 신발장 자체를 열기엔 아직 어린 아이에겐 위험할 수도 있고 무거울 수 있었구요.
그래서 고민하다가 신발이 보관 가능한 슈벤치를 들이기로 했습니다. 신발장 아래만 띄워져 있었어도 집에 이미 가지고 있던 부스트 의자만으로 현관 환경을 꾸릴 수 있는데 너무 아쉬웠어요.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슈벤치를 찾아보는데 가격들이 너무 비쌌습니다. 오만원 가까이 하는 제품이 많아서 엄청 부담스러웠어요. 이미 부스터 의자가 있으니 신발 보관 겸하는 용도라고 사긴 아깝고.. 고민하다가 생각해낸게 화분 받침대였어요. 화분 받침대는 일반 공간박스보다 낮아서 2단정도 높이면 아이가 앉아서 신발을 고쳐 신기 딱 좋더라구요. 2단으로 구매하면 1단 부분에 신발들을 세켤레 놓으면 딱 되겠더라구요. 그리고 신발 벤치로서의 용도가 다 끝나면 취미로 화분을 키우시는 시댁에 드리는 것도 좋겠다 생각이 들더라구요. 슈벤치를 사면 딱 그용도로만 쓰고, 활용 용도가 애매한데.. 화분 받침대로 사면 나중에 재활용 할 수도 있다니 정말 멋진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슈벤치 대신 화분 받침대를 들였답니다. 결과는 아주 성공적이였어요. 아이가 앉기도 딱 좋고 신발도 3켤레 정도 들어갈 너비로 하니 아주 멋졌답니다. 아이 눈높이에 구두 주걱도 놓아두었는데, 어른들이 구두주걱으로 신발을 신는 것을 몇 번 보더니 어느순간 부터는 아이도 구두주걱을 꺼내 운동화를 신기도 해 웃음을 준 적도 있답니다.
가방걸이 위치와 고리, 두 번 바꾼 이유
가방걸이는 처음에 현관에 두지 않고 거실의 주방놀이 존 옆에 두었었어요. 그런데 거기 있으니 자꾸 아이가 가방 말고 다른 걸 걸기도하고 집에 오자마자 바로 가방을 걸지 않고 자꾸 내팽개치기 일쑤더라구요. 그리고 어린이집 가방 외에 다른 귀여운 가방도 맘에들면 걸어버려서 가방이 너무 쌓이기 시작했어요. 아이가 가방을 좋아해서 3-4개정도 가지고 있거든요.
이건 아니다 싶어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메는 가방만 걸 수 있는 가방걸이를 만들어야하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이번엔 가방 걸이도 신중하게 골랐습니다. 기존의 기본형 가방걸이가 아니고 조금은 가방을 걸었을 때 재미 요소가 있는게 좋을 것 같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열심히 인터넷을 뒤져서 가방을 걸이에 걸면 귀여운 동물이 쏙 하고 튀어나오는 동물모양 걸이를 구매했답니다.
반응은 예상대로 성공적이였어요. 아이는 그 가방 걸이를 보자마자 어디에 걸거냐고 매우 좋아하더라구요. 고민하다가 현관으로 위치를 바꾸고 "여기는 어린이집(유치원) 가방만 걸 수 있는 고리야. 이젠 여기에 걸면 돼" 라고 알려주니 놀랍게도 하원하면서 가방은 꼭 거기에 걸더라구요. 가방을 거기에 걸고 물통이나 설거지 할 것만 개수대에 가져다두라고 일러두었더니 가방을 걸고 설거지할 것을 꺼내서 집으로 들어온답니다. 전보다 훨씬 복잡하지 않고 잔소리를 덜 하게 돼요. 아이에겐 직관적인 가이드도 꽤 중요하단 걸 느낀 경험이였습니다.
좁은 현관 미니 옷걸이의 실패
가방걸이에 힘 입어 제가 또 하나 더 하고 싶던건 외투를 걸어두는 공간이였어요. 고민하다가 캠핑용 도구를 걸어두는 헹거가 아이 옷걸이로 딱이고 원목 느낌이 감성적이라 추가로 구매를 했어요.
그런데 일단 가방을 거는 공간과 다르게 외투를 거는 것은 실현이 잘 안됐어요. 아이가 볼일이 급하거나 맘이 급해서 집에 빨리 들어가고 싶어 할 땐 옷을 그냥 입고 들어가버리는 경우가 훨씬 많더라구요. 입고 들어간 옷을 다시 벗어서 현관으로 가져다 두라는 것도 일 이였고. 잔소리만 하게 되더라구요.
무엇보다 작은 거여서 공간에 들어가겠다는 저의 계산은 계산일 뿐, 좁은 공간에 들어가서 좋긴 했지만, 슈벤치와 함께 있다보니 현관 공간이 꽉차 버려서 현관을 들어가자마자 집이 답답해보이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실용적으로도, 인테리어성으로도 떨어져서 현관에서 치우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지금은 아이의 방에서 외투를 걸어놓는 용도로 하고 있어요. 물론 현관 외투걸이가 잘 운용되는 집도 있지만 저희 집엔 잘 맞지 않았던 것 같아요.
처음에 아이가 스스로 들어오고, 나가고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한 현관인데 생각처럼 된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던 것 같아요. 이런 시도와 수정 끝에 그래도 아이가 스스로 가방을 걸고, 가방에서 필요없는 것을 꺼내기도 하고 신발도 스스로 신고 벗고 하는 과정을 보면 바꾸길 잘했다 싶어요. 아니였다면 아직도 아이에게 엄청난 잔소리를 하며 씨름 했을 테니까요. 이 가방은 여기 걸고 이 가방은 여기 걸어라 하지 않고 제 자리를 딱 정해준 것 만으로 이렇게 바뀐 것이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아이가 화분받침대로 만든 슈벤치도 필요없을 정도로 자라나는 날이 오길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