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소리 셀프케어존 후기, 로션으로 마루바닥 광내는 아이

 

아이가 스스로 로션을 바를 수 있게 로션을 준비하자 아이는 그 로션을 몸에 안 바르고 각양각색의 곳에 발랐어요. 처음엔 화장대 거울, 바닥이 미끄러워서 보니 바닥에도 손바닥으로 꺄르륵 거리며 로션을 바르고 있더라구요. 이게 셀프케어존이 맞나 자괴감이 오는 날이 많았어요.


셀프케어존 시작, 화장대 찾기 여정

여러 몬테소리 환경을 보다보면 셀프 케어존은 정말 멋져보이는 환경이였어요. 아이가 남자 아이지만 자기를 스스로 돌보는 법을 어릴 때부터 습관이 되도록 알려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더더욱 셀프 케어존을 해주고 싶어서 찾아봤는데 쉽지 않았어요.

아이용으로 나오는 셀프 케어존용 화장대는 거의 없었어요. 있더라도 너무 여자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은 공주풍 취향의 화장대였죠. 이런 화장대는 아이가 커가며 거부감을 느낄 수 있어서 배제했어요. 

여러모로 찾아봤을 때는 벽에 거는 거울에 여러 고리가 달려서 거기에 빗 등을 걸어둔 방식이 가장 맘에 들었는데, 이 방식의 단점은 못으로 고정을 해야 안전하단 거였어요. 붙이는 식으로도 할 수 있겠지만 그러면 안정성이 떨어질테니 어린 아이가 사용하기엔 적합하지 않다고 느꼈어요. 특히 저희 아이는 여기저기 당기고 뜯는데 선수였기 때문에 더 배제했습니다. 그렇다고 새 집에 못을 박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죠. 

다른 활용법은 공간박스나 서랍장 위에 거울을 올려놔서 해결하는 것이였는데, 작은 셀프케어존을 가지고 싶은데 배보다 배꼽이 크게 공간을 써야할 것 같아서 좁은 집에는 적합하지 않을 것 같았어요. 또한 욕실에 뒀던 거울이 여기저기 움직이는 걸 발견했어서 어중간한 거울을 잘못 세워뒀다간 이 또한 아이가 다칠까봐 사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주변 지인집을 갔는데 아이용 화장대가 있더라구요. 로션과 빗을 준비해두었는데 바로 이거다 싶어서 물어보니 아이용 화장대가 아니라 어른용 좌식 화장대였어요. 바로 링크를 받아 구매했는데 아주 만족스러웠답니다. 

아이가 거울을 보기도 좋고 고정이 되어있다보니 거울이 기울어지거나 위험할 걱정도 덜었습니다. 최근에도 몬테소리 육아를 하고 있는 지인들이 놀러와서 어디서 샀냐고 물어본 아이템입니다. 아쉽게도 그 회사가 생산을 중단해서 링크를 알려줄 수는 없었어요. 몬테소리를 하는 엄마들이 아니여도 집에 오면 한 번 씩은 꼭 탐내는 화장대입니다. 아이용 몬테소리 화장대를 찾으시면 좌식용 화장대를 찾아서 맘에드는 것을 찾아보시는 것도 방법같아요.

그때 급하다고 다른 방법을 택했다면 지금처럼 만족하고 5년 가까이 쓰기 어려웠을 것 같아요. 딱 맘에드는 아이템이 나올 때까지 찾아보는게 최고같아요.


셀프케어존 만들었더니 마루에 로션 광냈어요

맘에드는 화장대도 준비했겠다. 셀프케어존을 잘 채워봤어요. 로션과 썬크림, 머리 빗을 준비했어요. 그리고 손수건도 서랍 안에 두었습니다. 사실 지금 그 서랍은 아이가 하도 열었다 닫았다 해서 서랍장이 아예 날아가버려서 떼고 쓰고 있어요. 아무리 괜찮은 아이템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해도 어린 아이들은 생각보다 많은 곳을 건드리더라구요. 그래서 모서리가 날카로운지, 마감처리가 괜찮은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아요. 모서리가 날카로우면 다른걸 덧대서라도 보완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셀프케어존을 간단히 채우고 아이에게 로션을 바르는 방법을 알려줬어요. 펌핑하고 이렇게 몸에 바르면 돼. 하고 알려줬는데 아기땐 당연히도 다른 곳을 바르기도 하고 엉뚱한 곳에 발라 귀여웠답니다. 문제는 이제 말을 알아듣고 자기가 조절이 가능한 나이에 왔어요. 몸에만 바르라고 하는데도 제가 안 보는 틈을 타 거울을 예쁘게 로션으로 코팅해주더라구요. 거기서 끝이 아니였습니다. 어떤 날에는 마루바닥에 쭈욱 로션을 짜고 거기서 펴바르면서 헤헤 거리고 웃고 있더라구요. 남들이 보기엔 희극 일지 모르지만 저에겐 굉장히 비극이였습니다. 

화가 나서 몇번 치우고 다시 두기를 반복하다가 아예 많이 못 짜도록 작은 공병에 덜어줘봤어요. 물론 그 전에도 공병에 두긴 했는데 그건 펴바르는 식의 공병이였거든요. 그래서 한번 펌핑할때 나오는 양이 조금 나오는 공병을 한 번 두어봤더니 5번 짜도 기존 펌핑의 2번 분량 정도여서 아이가 많이 짜도 부담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장난 치는 시간도 줄고 해서 어느정도는 작은 펌핑 공병을 사용했습니다. 지금은 다시 원래 크기 로션통을 써요. 

그리고 또 콧물이나 침을 흘릴 떄는 손수건을 직접 가져오도록 시켰는데, 손수건 꺼내는게 재밌는지 한번 침 닦고 새 손수건 꺼내고 한번 코 닦고 새 손수건 꺼내서 손수건이 제자리에 있는 날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냥 아이의 재미에 이용당했죠... 이 부분은 미용 티슈로 대체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스스로 가꾸는 아이

지금은 셀프 케어존에 로션, 썬크림, 미용티슈, 모기패치를 두었어요. 현관과 화장실 앞에 화장대를 두었더니 목욕하고서도 거울을 꼭 확인하며 나와요. 제가 에어컨 바람 추우니까 어서 들어가라고 소리치면, 로션을 꼭 발라야한다고 저에게 소리칩니다. 제가 로션 바르는 걸 까먹고 들어가라고 해서 잔소리를 들은거죠. 그래도 여름 에어컨 바람 바로 쐬는 건 별로인 것 같아서 에어컨 바람이 상대적으로 적은 아이방에서 몸을 바르도록 하고 있습니다. 

손톱을 깍아야할 때도 꼭 미용 티슈를 두세장 가져와서 깔아두기도 하는 센스까지 가진 모습을 보면 정말 습관이 좋구나 생각들어요.

외출할 때에도 아이에게 셀프 케어존은 필수로 거쳐야하는 곳이 되었어요. 지금은 모기패치도 두어서 더운 여름철에 꼭 셀프 케어존을 들려서 모기 패치를 직접 붙인답니다. 그리고 탈지 모르니 썬크림도 얼굴을 보며 꼭꼭 발라주고요. 머리는 열심히 빗지만 아직은 앞 머리만 능숙하게 빗을 수 있어서 속상해하는 것 같아요. 이것도 점차 나아지겠죠? 

아이가 자신의 모습을 보고 가꿀수 있는 공간이 있는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이런 과정을 통해 자기 몸을 스스로 돌보고 관리하는 습관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