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몬테소리 환경, 쏘서를 정리한 이유
몬테소리를 알게 되고 저희 집에 유명템인 쏘서를 치운 이유는 하나였어요. 몬테소리 정신으로 생각해봤을 때 쏘서는 아이의 의사를 생각하지 않은 장난감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그 하나로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였어요. 그 외에도 눈에 들어오는 것들이 많았거든요. 하지만 곧 새 집으로 이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 인데다가 좁은 공간인지라 바꿀 수 있는 것은 현실적으로 많지 않았습니다.하지만 너무나도 맘에든 철학이라 제가 공부하고 있는 몬테소리에서 권장하는 것을 최대한 적용하고 싶었어요. 최소한의 공간과, 최소한의 비용으로 아이를 위한 환경을 조금이라도 바꿀 방법을 찾기 위해 많이 노력했습니다.
몬테소리 환경, 더하기보다 빼기 부터 시작했어요.
일단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제가 생각한 몬테소리 철학과 맞지 않는 않는다고 생각되는 장난감이나 교구를 정리하는 거였어요. 사실 몬테소리가 아니더라도 한창 지역 어린이 장난감 대여하는 곳에서 대여한 쏘서가 굉장히 거슬리던 차였어요. 좁은 거실에 1/4을 차지하는 것도 맘에 안 들고 아이가 눌러대는 소리는 어찌나 시끄럽고 정신 없는지 제가 혼이 빠졌거든요. 물론 쏘서에 넣어두면 5-10분정도의 자유시간은 확보할 수 있었지만 정말 필요한 것인지 고민하던 찰나였어요. 그런데 이 쏘서가 몬테소리 정신에 부합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바로 반납처리를 했습니다. 위치를 고정해버리고 제한적으로 두니 아이가 스스로 원하는 곳으로 가는 것도 못하게 해서 아이의 자율성을 뺏는다고 생각했거든요. 제대로 뒤집기도 못하는 아이가 서 있는 꼴이 되니 더 아이에게 좋지 않겠다 판단이 들었어요.
그 외에도 기준에 맞지 않던 빌려온 장난감이 있었어요. 바로 반짝거리는 전자식 장난감들이였어요. 구매했던 장난감들을 하나씩 아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두거나, 다시 돌려주거나 중고마켓에 팔기 시작했어요. 몬테소리 뿐만 아니라 육아를 공부하다보니 아이의 감각을 자극할 우려가 있고, 즉각적 반응으로 아이의 주도성을 뺏을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아 육아꿀템이지만 과감히 처분했습니다.
대신에 나무나 헝겊으로 된 딸랑이나, 색색들이 있는 손수건, 숟가락 같은 것을 제공했습니다. 그것만 있어도 사실 아이는 잘 가지고 놀더라구요. 그래도 사람인지라 너무 힘들 때를 대비해서 튤립북은 남겨두었답니다. 가끔 너무 힘들 땐 기댈 곳이 필요했어요. 나름 아이가 스스로 흔들고 끌 수 있으니 어느정도 자율적이라는 합리화를 했습니다. 실제로 너무 힘들 때 도움이 됐어요. 되돌아보면 잘한 것 같아요, 숨구멍 하나는 뚫어놓는게 오래 육아를 지속하는 힘인 것 같습니다.
베이비룸 대신 거울을 산 이유
씻기기 전에 먼저 말을 걸기 시작했어요
환경도 어느정도 바꿨지만 또 하나 바꿔야 할 가장 중요한건 부모의 역할이였어요. 저는 사실 아이에게 말 거는게 너무 부끄러웠어요. 아직 말도 못 알아듣고 심지어 웃음도 아직 모르는 아이가 뭘 알아듣겠냔 마음으로 그냥 묵묵히 해야할 일만 했어요. 매일 수유하고 기저귀 갈고 쭉쭉이 체조도 해주었지만 말을 거는게 괜히 뻘쭘하기도 하고 부끄러워서 그냥 묵묵히 했죠. 하지만 몬테소리에서는 아이도 어른의 모습을 다 알고 있다고 하니까 아이도 내가 하는 말을 듣고 알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부끄러워도 말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렇다고 남들처럼 '오구구구 너무 이뻐요 귀여워요'는 정말 부끄러워서 말이 안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너무 말할 거리가 없다보니 그냥 아이에게 지금 하는 행동이 뭐 인지를 설명이라도 하기 시작했어요. 기저귀를 갈고 있을 땐 지금 기저귀를 갈고 있다고 말해주고, 씻기 전에는 이제 씻으러 갈거라고 정말 정황만이라도 설명하기 시작했어요. 이렇게 말을 걸다보니 나중에는 정황을 설명하는게 아니여도 아이에게 말하는게 익숙해지고 수다스럽게 되었어요. 아이가 말이 빠른 편이였는데 이런 기틀이 다져진게 아닐까 생각도 들더군요.
이렇게 환경을 바꾸며 사실 진짜 힘들었어요. 아이를 쏘서에 두면 가질 수 있는 자유를 셀프로 박탈하고 제일 힘들더라구요. 아이가 베이비룸이 없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보니 아이가 이 물건 저 물건 들쑤시고 다니고 크면 클수록 사고를 치기도 해 정말 힘들었죠. 하지만 그래도 지속한 이유는 몬테소리 교육이 아주 오래전부터 현대까지 오랜 기간 적용된 교육이니 그래도 정답에 가깝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생각을 해서였어요. 지금은 저 환경 중 제가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어서 나 몬테소리 제대로 못하는 날나리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신기합니다. 힘들어도 하다보면 당연하고 익숙해지는 순간이 오는 것 같습니다. 지금도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적용해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