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소리 요리활동, 빵칼을 쥐어주니 생채소를 찾아먹어요

 

주방 환경을 꾸리면서 아이와 요리 활동을 시작 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어요. 아이에게 계란을 깨라 하면 바닥으로 다 흘리고, 여기저기 튀어서 처치 곤란이 였거든요. 결국은 어른인 남편과 제가 그걸 부쳐 먹어야 했답니다. '직접 깨준거라 너무 맛있어~'라고 하면서요. 그럼 아이는 뿌듯한 듯이 방긋 웃었어요.


10개월 부터 시작한 몬테소리 요리 활동

저는 10개월부터 요리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서 시작했습니다. 10개월의 아이는 생각보다 할 수 있는게 많지 않았거든요. 

흔들거나, 누르거나, 담거나 하는 정도가 나을 것 같았어요. 반죽을 직접 손으로 만지면 그냥 촉감 놀이가 되고 온 세상에 가루가 날아다닐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밀가루 반죽을 봉투에 넣고 꾹꾹 누르게 한 뒤 밀가루 반죽을 활용해 수제비를 했어요. 치울 일이 줄어서 좋더라구요. 

잡곡을 통에 모아 담는 활동도 했는데 이건 생각보다 많이 흘려서 애먹었던 일이에요. 그래서 처음에는 제가 도와주고 마지막에 작은 것들이라도 직접 쥐어서 담을 수 있는 식으로 활동을 수정해가면서 요리 활동을 했답니다. 그리고 잡곡도 섞이면 좋으니까 마스카라처럼 통을 들고 흔들어보는 활동도 해보았어요.

그러다 바나나를 직접 깔 수 있을 무렵에는 바나나 자르는 활동도 했어요. 바나나는 무른 편이고 작은 힘으로도 쉽게 잘 잘려서 위험성이 덜 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아이가 실제로 바나나 자르는 활동을 너무 좋아해서 한 두번 해본 뒤에는 아예 아이에게 바나나와 도마, 빵 칼, 포크, 접시를 세트로 쥐어주었어요. 그러면 아이가 직접 바나나를 깐 뒤 도마에 올려서 빵 칼로 잘랐어요. 그 뒤 접시에 옮겨 포크로 먹었답니다. 이 활동을 너무 좋아해서 제가 정신없을 때 직접 바나나를 까면 울기도 했어요.

이걸 잘 하고 나니 이제 요리를 진짜 참여하게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계란을 한 번 실제로 까게 해보면 좋겠다 싶어서 실제로 계란을 깰 수 있도록 준비해주었는데요.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아이가 여기저기 식탁에 흘리더라구요. 결국 흘린건 어른들이 먹어야 했지만 아이가 '내가 만든 거 맛있지?'하 며 뿌듯하게 쳐다보는데 요리 활동을 안 할수가 없더라구요.  

지금은 너무 익숙해져서 계란을 능숙하게 깰 수 있어요. 거품기로도 휘휘 저어서 쿠키를 만들 때 그 과정은 우리 아이가 무조건 전담하고 있답니다. 


채칼, 모양칼 실제 주방용품을 쥐어준 이유

 제가 바나나를 자를 땐 아이에게 빵 칼을 쥐어줬었지만 점차 업그레이드 해서 모양 칼을 줬어요. 조금 실수해서 손가락에 피가 난 적도 있지만 아이는 너무 신나하더라구요.

처음엔 치즈로 시작해서 슬라이스한 오이, 당근을 주고 요리하게 하면 별모양, 토끼모양, 달 모양 원하는 모양을 만들 수 있어서 만족해하며 야채를 잘 먹더라구요. 그래서 채소를 안 먹으려고 할 쯤엔 아이에게 모양 칼을 쥐어주고 직접 자르게 합니다. 그러면 '당근이 너무 맛있어', '와 이 오이 정말 달다' 하고 계속 집어먹더라구요. 아이가 생채소를 안 좋아하는 경우 한 번 해보면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은 익숙해져서 조심히 피가 안 나도록 스스로 슬라이스도 도전 한답니다. 물론 두께가 조금 두껍긴 하지만 오히려 칼이라는 도구를 직접 다루면서 아이의 조심성이 늘어나는 것 같아요. 하지만 두꺼운 당근을 씹는건 조금 힘들긴 해요. 실제로는 채칼로 감자나 오이를 깍기도 하는 등 여러가지 요리 도구를 늘리고 있습니다. 


아이가 친 사고를 요리 활동으로 바꿨어요

아이가 호기심이 많다보니 주방에서 정말 사고를 많이 쳤어요. 너무 힘들어서 주방을 못 들어가게 한 날은 몰래 들어가서 깨를 뿌리고, 소금을 온 바닥에 균일하게 얇게 뿌려서 '이것도 능력이다' 라고 했던 적이 있습니다. 참기름도 한 통 깨 먹어서 저희 집 주방이 엄청 고소해지기도 했어요. 하필 유리병이였어서 유리를 치우느라 아주 고생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예 반대로 아이가 직접 요리활동에서 해보게 적용했어요. 

나물을 할 때 제가 원하는 만큼의 참기름10g정도를 덜어두고 아이가 직접 뿌리게 했어요. 그리고 위생 장갑을 껴고 섞게 했죠. 깨도 직접 원하는 만큼 뿌리게 해서 깨 반, 나물 반의 멋진 나물이 탄생했답니다. 

이런 것처럼 전부가 아니더라도 중간 중간 아이가 참여할 수 있는 활동만 쪼개서 아이에게 시키는 것도 훌륭한 요리활동이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음식을 다 한 뒤에는 종종 설거지도 한답니다. 설거지를 하는 걸 진짜 좋아하더라구요. 사실 다 해줬으면 좋겠네요. 



힘든 일도 있었지만 요리를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아이와 함께하는 요리 시간이 하나의 놀이가 되었기 때문이에요. 일부러 놀아주기 위해 새로운 걸 계획하거나 어디로 떠나지 않아도 아이는 너무 즐거워했어요. 또한 직접 요리를 하는 과정에서 자신감을 느끼고 성장하는 모습이 요리를 할 때마다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꽤 도움이 되는 꼬마 요리사가 되어 저희 주방을 지켜주고 있어요. '꼬마 요리사! 도와줘!' 라고 외치면 팔토시, 앞치마를 메고 당당히 걸어온답니다.